Friday, January 28, 2005

자살

아직도 기분이 멍하다.

오후에 후배가 전화로 알려준 사실은, 오래전에 같은 회사에서 같이 근무를 했었던 분이 어제, 아니 그제 오후 5시에 여의도에 있는 모건물 10층에서 투신자살을 하였다는 것이다.

후배와 전화통화를 마치고, 아직도 그 건물에서 근무를 하는 분에게 전화를 했다. 왜 자살을 했는지 물어 보았더니, 이야기하자면 길다고 답을 피한다.
이야기를 전해 듣지는 못 했지만, 그 분이 어떠한 사람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지병이 있고,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고, 욱하는 성격이 있으면서 조용한 편이다. 평상시에 자신을 잘 표현하지 않는 운둔자의 모습으로 있다. 도면작성은 꼼꼼히 잘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주변과 친화력이 없는 편이지만 꺼리는 편은 아니다. 여의도를 떠나서는 여러 회사를 전전했다. 오래 전에 했던 술자리에서는 호방한 면도 보였는데.

아이가 있을텐데..., 살아갈 사람이 먼저 걱정이 되었다. 살다간 사람보다.

여기저기 알리고, 중국으로 일하러 간 개똥이 아버지 블로그에 비밀글을 남겼더니 전화가 왔다. 두런 두런 짧게 통화를 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왜 자살을 했을까?
지병, 생활고, 불화, 삶의 지루함 - 여러가지 생각들이 차를 타기 위해서 역으로 가는 동안에 들었다.

가까운 사람이 자살을 하는 경우는 이번으로 두번이다. 고등학교 3년을 같은 반에서 보낸 공부를 정말 잘 하던 친구가, 그래서 S대도 나오더니 남쪽에 있는 D회사에 취직하고 잘 다니더니.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아직도 그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려운 형편에 공부밖에는 시프트가 안되는 상황을 잘 버티면 살아온 친구였는데. 아직도 그 회사이름을 들으면 그 친구에게 무슨 음모론이 없었나 생각을 한다. 그때는 아엠에프도 아니었는데.

오후에 접한 망자의 이야기는 바쁜 업무때문에, 돌아오는 전철에서 조는 동안에 잊어지만, 조용한 밤시간인 지금은 내 기분을 멍하게 한다. 그리고 내일이면 또 잊어버리겠지. 요즘 친구 장인상이다 하고 경조사에 참석하면 들리는 이야기는 누가 살다 갔더라는 이야기들. 그리고 잊어 버린다.

마음에 응어리진 것을 가지고 저 세상으로 간 아무개씨. 눈이나 감았는지......
아이가 눈에 밟히지는 않았는지. 남아 있는 아이와 그의 마누라가 몹시 걱정이 된다. 이 날벼락을 어히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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