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19, 2005

[지저깨비 2집] 우기(雨期)

습한 무더운 거리를 지나
덜 마른 보도블록을 먼지없이 걸어서
돈암동에서 안암동 찢어지는 갈래길까지
왔을 때가 우기인가.

제과점안에서 한기가 젖어들어
우유 한잔 마시고,
길게 한모금 빨아 내뱉는
담배연기가 젖어 있고,

제과점 문을
열고 들어섰을 그 때는
이 곳의 기온은 밖과 다름을
이 곳에서 만날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름을,
아무 생각없이 떠드는 이야기지만,
어느 이야기와는 다름을
이 곳에서 느끼는 감상은
표현하기가 좀 다름을.

나는 네안에서 존재하고 싶어.

(1983-08)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