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November 19, 2005

[지저깨비 2집] 무심한 사람에게

연 사흘을
내리는 소갈머리 없는
가을비.

젖는 둥 마는 둥
빗속에 서 있어
마음은 무심한 체
가만히 가을 빗살을
바라본다.

비안개가
주위로 몰려와
머무르며 나를
지킬 때는,
무심한 사람의
얼굴을
모습을
말씨를
생각 ㅎ게 한다.

나는 무심한 사람이
아니요.
무관심하게 지나쳐
본 적이 없어
당시께는.

무심한 적이
있었던가 하며
생각하니 무심해
당신의 얼굴이
당신의 모습이
당신의 이야기가
당신이 바라봤던 내 모습이
내 이야기가.

마드모아젤!
오후에는 가을비가
멎더니 희뿌연 구름이
내 머리 위에 있어,
젖은 보도블록을 걷다가
무심한 당신께
다이얼을 돌렸더니
친구로부터 전화가 와서
나갔다는
무심한 이야기.

아듀! 마드모아젤.

(198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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