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0, 2005

걷다 보면...

모니터의 글자가 겹쳐 보인다.
노안의 시작인가?

나는 내 안에 있는 감정의 몰입에 대해서 가끔은 놀랜다.
나 자신이면서도 내가 통제를 못 하는 감정의 몰입.

남산 북측보행자순환도로를 걸었다.
장충단에서 남산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곳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아직도 단풍은 예쁘다.
아직도 푸름과 단풍이 같이 있다.
햇살은 따갑다.
걷다 보면 목덜미에 땀이 배긴다.
걷다 보면 감정이 순화된다.
걷다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이해가 된다.
걷다 보면 마음이 넓어진다.
걷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걷다 보면 걸어온 거리를 알게 된다.

지하철을 타서 숙대입구역에 내렸다.
주변을 살피고 걸어가면서 주위를 살핀다.
새로운 길에 익숙해 지고자 주위를 살피며 걸어간다.
돌아오는 길도 숙대입구역으로 내려왔다.
다시 주위를 살피며 내려온다.
그렇게 걷는 것도 좋다.

인터넷에서 찾은 중고책방을 찾아갔다.
익숙하지 않은 길이지만 찾아갔다.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 책방을 지나 집으로 걸어 왔다.
기대치는 상대적인가 절대적인가.
상대적이겠지.
걷다 보면 다시 생각을 하게 된다.
걷다 보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마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 술을 한다.
마비가 빠르게 진행된다.
자려고 누우니 마비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

일어났다.
생각보다 짧은 수면이었다.
마비가 풀리는지 머리가 아프다.

걷고 싶다.
걸으면,
걸으면,
걸으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다.
걸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걸으면 다시 모든 것이 이해될 것 같다.
걸으면 마음이 넓어질 것 같다.

나는 내 안에 있는 감정의 몰입에 대해서 가끔은 놀랜다.
나 자신이면서도 내가 통제를 못 하는 감정의 몰입.
가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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