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8, 2006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이 책은 지난 2004년 4월에 구입하여 읽었다.
어제 책장을 뒤지다 이 책을 보고 지금 다시 읽고 있다.

동물 사회학에 관한 글로 재미있는 많은 글중에서 기억에 남은 글은 "호주제, 이제 그 낡은 옷을 벗어라. (pp171-175)" 이다.
호주제가 만일 부계로 이어지는 혈통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라면 생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대단히 어렵다. 자연계의 그 어느 동물사회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부계란 찾을 수 없다. 우리와 가장 진화적으로 가까운 동물인 침팬지와 보노보 사회에서 '암수 중 누가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가' 물으면 여러가지 대답이 있을 수 있다. 서로가 만나 행하는 의례 행위를 보면 수컷이 100%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 싸움에서도 수컷이 80% 우위에 있지만, 누가 궁극적으로 더 좋은 먹이를 취하느냐 또는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앉느냐를 물으면 80%는 암컷이다. 누구를 통해 혈통이 이어지는가를 물으면 당연히 암컷일 수밖에 없다. (p172)

정자는 남성의 DNA를 난자에게 운반하기 위해 이 세상에서 가장 값싸게 만든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퀵서비스에 유전물질의 운반을 맡긴 격이다. 그에 비하면 여성의 DNA는 물론 성장에 필요한 기구들을 다 갖추고 있다. 난자는 정자처럼 자신의 핵 속에 DNA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핵을 둘러싸고 있는 세포질도 제공한다. 투자의 개념으로 따진다면 이미 이 수준에서부터 불공평하게 되어 있다. (p173)

난자가 준비하고 있는 기구들 중의 하나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mitochondria라는 기관인데 그들은 핵 속에 들어 있는 DNA와 별도로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 그 옛날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할 줄 알던 단세포생물이 아메바처럼 생긴 세포 속에 들어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도 DNA는 서로 섞이지 않고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은 핵 속의 DNA는 암수가 서로 반씩 제공하여 한 쌍을 만드는데 비해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오로지 모계에 따라 세포질로만 전달된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모계로만 이어진다는 바로 이 사실을 이용하면 어느 생물이건 그 혈통을 확인할 수 있다. (p174)
우리의 혈통이 모계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 글을 일고, 한 때 '간큰 남자 시리즈'가 회자되었지만, 작금의 세태를 보면 미국 다녀온 친구의 말만 따나 여자와 아이들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가끔 남자로 태어난 것이 서글플 때가 있다면 너무 오버인가.

요즘 매체의 캐치프레이즈가 여성을 위한 것이 많이 눈에 띄지만, 남자들이여 여자에게 잘 해라라고 생각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생각은 아니다. (돌멩이를 피하기 위한 간큰 남자가 아니라는 것이냐?)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혈통이 부계로 진화된다고 믿는 남성이라도 그 혈통을 위해서도 지극히 당연한 임무다.

이 책은 목차만 읽어도 흥미롭다.
인간 사회학보다 동물 사회학에서 배우는 점이 많다는 것이 동물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아서 인가.

Update: 작년에 남성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신문기사를 보고 나서 사무실 직원과 담소하던 이야기를 적어놓은 글이 있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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