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17, 2007

마틸다, 산세베리아, 방석


아이들 엄마가 사주면서 내 이름 석자를 새겨준 아주 오래된 방석은 백팩에 넣고, 레옹의 마틸다처럼은 아니지만 산세베리아를 오른손으로 감아들고 효창공원에서 남부터미널로 왔다.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효창운동장이 보이는 이 사무실에서 근무도 쫑을 쳐야한다. 5월말이 6월말로 조정되면서 빡센 업무를 정리하고 있으며, 그 일도 마무리를 향하고 있다. 책상을 정리하면서 내가 챙기는 물건중에 방석과 산세베리아는 빼 놓을 수가 없다. 그만큼 나와 가까운, 정이 든 물건이다.

산세베리아를 들고 오면서 마틸다가 생각나는 것은 그 영화에서 화분을 들고 쫒기듯 이동하는 레옹과 마틸다의 모습이 뇌리에 각인이 되어서 이리라. 내 물건들도 내 뇌리와 마음속에 깊이 각인된 소중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 물건이 내게 왔을 때 전해 받은 따스한 마음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마음에 녹아있다.

요즘 이 방석은 방석보다는 등받이로써 사용한다. 방석안에는 두개의 방석을 하나로 집어 넣어있고, 방석의 뒷면에는 내 이름 석자가 수놓아 있다. 방석 윗면은 오래되어 탈색이 되었지만 뒷면은 그 이쁜 색을 아직도 선명히 가지고 있다.

요 며칠 출장을 가던 길에 책상위의 산세베리아에서 누런 잎을 하나 걷어냈다. 안타깝다. 또한 불안하다. 그 생명이 내 손에서 죽을 것 같아서. 나는 생명를 잘 가꾸는 편이 아니지 않은가.

다시 새로운 책상에 앉아서 가지고 온 방석과 산세베리아를 만져본다. 언제까지 그 물건이 나와 같이 있을까.

6 comments:

  1. 매일 사랑한다고 산세;에게 말해보세요. 제 친구는 예전에 난에게 매일 사랑한다 이쁘다; 하면서 가꾸었더니 꽃이 거의 7개월동안 지지 않더라구요. 원래 잘 피지도 않는건데. 오늘부터 당장 사랑을 고백하세요. 산세가 오래 사랑을 먹고 오래 살거에요

    ReplyDelete
  2. [ultramint] 그래요. 마음속이라도 그래야 겠네요.
    산세베리아 잎이 약해져서 걱정이 앞서지만, 마음으로도 또 어떻게 해서라고 잘 자라게 해야 겠어요.
    고마와요.

    ReplyDelete
  3. 산세베리아가 정말 좋긴 좋네요. 손바닥만한 제 방에는 일단 한개 정도면 될 듯 한데, 일단 영어이름부터 좀 찾아보고 산세 구하러 한 번 돌아다녀 봐야겠습니다. 카센터에 보낸 차부터 좀 찾고ㅎ.
    친절한 링크 감사합니다.

    ReplyDelete
  4. 나중에 털모자에 까만색 선글라스끼고 산세베리아와 방석들고 찍은 사진 한 컷 공개해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

    그리고 산세베리아는 초보도 키울 수 있는 종류인가요?

    ReplyDelete
  5. [ultramint] 영어이름도 sanseberia로 알고 있답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

    ReplyDelete
  6. [duoh5log] 하하하
    그럴까요? ㅋㅋㅋㅋ
    윗 글의 링크를 따라가며 제 책상위의 산세베리아 크기를 알 수 있고요. 이 놈은 물을 안줘도 잘 자라더라구요.
    저같이 게으른 사람에게 적합한 식물입니다.

    요즘 제 산세베리아 잎이 말랑말랑해서 걱정입니다. 너무 물도 안주고 사무실 책상위에 놓아 두어서 광합성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나 봅니다. ㅡ.ㅡ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