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22, 2009

박기영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

가수 박기영은 미투데이에서 알게 되었다. 그녀의 앨범을 찾다가, 책을 낸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 책이 산티아고를 다녀온 여행기라는 것을 알았다.

입에 가시가 돋아서, 만년(?)동안 책을 읽지 않아서, 책을 읽어야겠다 하면서 서점에서 산 책이 박기영의 책이다. 산티아고에 대한 글은 이미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며서 함께 걷는 길'을 읽어서인지, 박기영의 책에서 나오는 지명과 그 과정이 낯설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영문지명이 잘 나와있어서, 박기영씨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걸은 길을 지난번과 같이 구글맵 위에 옮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난번 작업을 통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내가, 그리고 귀챠니즘에 통과.

이 책은 박기영의 신앙고백과 같은 책이다. 6집까지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종교를 갖게되었고,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고나서 산티아고를 가게 되었고, 33일간의 긴 여정이, 그  사이에 길위에서 느꼈던 이야기들이 소상히 적혀 있다. 이른바 '연예인'이라는 직업적인 면에서 느끼는 감정도 솔직, 담백하게 써 있다. 무엇보다 종교를 통한 변화와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느꼈던 심적 변화를, 길를 걷으면서 변화되는 자신을 적었다.

산티아고를 다녀온 분들은 걷는 것과 길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나 보다. 지난번에 읽었던 책 제목에도 길이 있듯이, 이 책에서도 그녀는 길에 대한 단상들을 거의 모든 장마다 기록하였다.

장마다 지나가는 곳의 지도가 있는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며서 함께 걷는 길'과는 다르게  각 장의 끝에는 크레덴시알에 찍힌 스탬프가 있어 인상적이다. 또한,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를 '산티아고 데 카미노'라고 써 있는 부분이 더러 있다. Camino는 '길'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라고 한다.
이놈의 투덜이라는 놈은 산티아고 여행길 내내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건가보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는 배낭 대수술을 감행해야겠다. 그렇지 않아도 작은 키가 이틀만에 2 센티미터는 족히 줄어들었을 것 같다. (p.50)
크레덴시알에 도장을 받자마자 짐을 풀었다. '당신은 순례자입니다"를 증명해주는 이 증명서는 한 코스를 지날 때마다 네모난 칸에 스탬프를 찍는 재미를 안겨준다. 도장 모양도 제각각이다. 어느덧 내가 받은 스탬프만 해도 9개. 뿌듯하다. 비록 택시와 버스를 타느라 두번의 반칙을 범했지만, 일주일의 시간을 오로지 걸었다는 증거. 누구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초반에 반칙을 범한 만큼 완주의 욕심에서 벗어나니 더욱 여행이 즐거워졌다. 무엇보다 약800킬로미터에 달하는 길 중에서 100킬로미터만 걸어도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자협회에서 주는 증명서를 받을 수 있으니 너무 악바리처럼 걸을 필요는 없다. (pp.88-89)
포카와 나는 순례자들 중에서도 거의 마지막으로 길을 나섰다.속도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는 증거. (p.105)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만나는 모든 순례자들이 오로지 '걷기'라는 행위만으로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는데 있다. 이들에게 언제부터 걸었는지, 어디까지 걸을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돌아가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길을 걷는다는 것, 한동안 잊었던 기억을 다시 찾는 기회를 만끽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소중한 시간을 영위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걸어본 사람들은 알리라. 걷는다는 행위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나를 둘러싼 자연과 내 속을 관통하는 시간의 흐름을 찬찬히 음히하게 한다는 것을. 피에르 쌍소가 그랬던가. 우리는 걷는 것만으로도 풍경을 변주할 수 있다고.... (p.124)
Work, like you don't need the money
Love, like you've never been hurt
Dance, like nobody's watching
Sing, like nobody's listening
Live, like it's Heaven on Earth (p.136)
누군가와 걷는다는 것은 의식적인 혹은 무의식적인 대화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139)

책을 다 읽고 글쓰기는 처음인 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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