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November 3, 2010

용 龍

뱀산을 용산으로 개명하는 것을 반대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용은 예로부터 제왕의 상징이다. 그런데 나는 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용이 용 될 때까지 춥고 배고픈 사람한테, 힘 약한 사람한데 해 준 것이 없다. 어려운 사람 위해 용이 피 흘리고 땀 흘리고 노력해서, 그래서 옥황상제가 '너는 용이 돼라' 했으면 자랑스런운 일이리라. 하지만 용이 용 될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그저 여의주를 물었기 때문에 용이 되었다. 되기 전에 착한 일 한 것이 없으면 되고 난 뒤에라도 해 준 게 있어야 할 텐데, 그마저도 그렇지가 않다. 천지조화를 부린다면서도 가뭄 때 비 뿌려 줬다는 얘기도 없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지 않는다고 성이 나서 꼬리를 휘들러 둑이 터지고 홍수가 난 이야기는 있다. 전설로 내려오는 용 이야기는 전부 백성 괴롭힌 것뿐이다. 잘해 준 것이 없다. 그보다는 학이 차라리 낫다. 개구리라도 지켜 주지 않는가. (노무현재단, 운명이다, 돌베개, pp. 32-33)

뱀산은 봉화 마을 뒤 봉화산을 들판 건너 마주 보는 산이며, 노무현 대통령이 산자락에 토담집을 짓고 고시공부를 하셨던 산이다. 대통령이 나왔다는 이유로 뱀산을 용산 龍山으로 개명해야 한다고 누가 강력하게 주장하였다고 하나, 노무현 대통령은 위와 같은 이유로 반대를 하셨다.


가운데 이름 자가 용 龍인 사람이 사무실에 있는데, 사인을 그림과 같이 멋지게 한다. 그 사람을 보면 위에 인용된 글이 생각나곤 한다. 지난 주에 만난 선배는 쫀쫀하고 사무실에 있는 사람은 욕심스럽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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