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1, 2012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거짓말이다. 죽을 때까지 아프다. 다 구라다!"


작년 10월 경에 늦게사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를 읽고 나서 김어준이 좋아졌다. 그에 대한 글과 말의 대부분은 이 책에서 많이 인용된 느낌도 있다. 다시 읽어보자는 생각만 하다가 유튜브에 있는 강연을 다시 들으면서 복습하고 있다.

A4 용지 박스에 넣어서 보일러 실에 쳐 박아둔 책을 다시 꺼내들고 밑줄을 친 부분을 정리해 본다.
스웨던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인간에겐 소유욕과 존재욕이 있는데 소유욕은 경제적 욕망을, 존재욕은 인간과 인간이,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의지를 뜻한다고. 그런데 그 존재욕을 희생해 소유욕을 충족시긴는 건 병적 사회라고, 공교육이 처음 가르치는 게 그런 거다. 사회 시스템 역시 그 가치관에 기초해 구축되고. (p.13)

아이는 엄마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중략)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했다. (p.23)

실수를 최소화하는게 결국 실력이란 걸 인정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p.26)

자존감은 자신감과는 또 다르다. (중략) 자존감이란 그런 거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부족하고 결핍되고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모두 다 받아들인 후에도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굳건하게 유치하는 거.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엔 더 이상 타인에게 날 입증하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누구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고, 재밌어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다름 사람 역시 어떤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며. (p.28)

난 이제 자신이 온존히 자기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없이는, 평생을, 남의 기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쓰고 만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에 그만한 낭비도 없다 (p.29)

우리 공교육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재능은 뭐고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곰곰히 사유하고 각성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p.39)

자신이 누군지를 결정하는 것 자신의 선택이다.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했던 무수한 선택들이 하나하나 모여 결국 자신이 누군지 결정하는 거다. (중략) 그 선택의 누적분이 곧 당신이다. 그 선택 자체가 옳다 그르다는 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만큼의 사람이란 거다. 더도 덜도 말고. (p.53)

모든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거다. (p.54)

자기 객관화란 입체의 연속된 공간 속에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스스로 인지하는 거다. 그리고 그렇기에 거기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다. (p.57)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냥 그 일을 하는 거다. 실패를 준비하며 핑계를 마련해 두는 데 에너지를 쓸게 아니라, 토 달지 말고, 그 일을 하는 거, 그게 그 일을 가장 제대로 하는 법이다. (p.67)

나쁜 것의 가장 나쁜 점은 유전된다는 거니까. (p.88)
책 전체에서 1장 '나, 삶에 대한 기본 태도'가 좋았다. 나머지는 가족, 친구, 직장, 연인에 관한 상당 이야기다. 진부한 느낌도 있어서 마구(?) 밑줄 그어가며 읽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 중에,
그래서 이 땅에서 효도는, 채무다. 허나, 삶 자체의 변제, 애당초, 불가능한 거다. 효도, 죄의식이 되고 만다. (중략) 유학도 결혼도 자식 된, 합당한 권리, 그거 풀서비스 못 하는 부모는 자격 미달자. 이들에게 부모는, 유산이다. (p.92)

패륜은 자식이 유세인 줄 아는거, 그래서 생전엔 물론 죽은 부모에게조차 유학, 결혼 바라는 거, 그런게 진짜 패륜이다. (p.93)

남을 기쁘게 하는 데 자기 인생을 다 쓰고 만다는 건, 멍청한 걸 넘어 슬픈 일이다. 그러니 거절하는 걸 두려워 마시라. (p.155)
관계는 제목을 따른다. 우정이란 제목 달면 또 우정인 양, 제목 부합되게, 관계 작동한다. (p.211)

나이 들어 가장 비참할 땐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때가 아니라 그때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단 걸 깨달았을 때다. (p.213)

여인, 남이다. 연인이 남이라는 걸, 이 기본적인 걸,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참 많다. 그들은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건 사랑이 부족해서라고, 울부짖는다. 이런 자들과 놀면 안 된다. 유아적이고 이기적인 이런 자들은, 사랑과 폭력을 구분할 줄 모른다. 사랑이란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있어 하는게 아니라, 어떤 것도 내 뜻대로 되지 않건만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서, 하는 거다. (p.257)

연애로 말미암은 희열이 온전히 당신 것이었듯 그로 인해 비롯된 비탄도 고스란히 당신 몫이다. 그게 어른들 연애의 기본 이치다.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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