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27, 2014

잊지 않으려는 기록, 기억의 방법


세월호 포토에세이집 제작펀딩으로 구입한 책과 내 오른 팔에 차고 있는 세월호 기억팔찌.

표식처럼, 부적처럼 각인된 세월호 리본.

앞으로 '바다'를 볼 때 이제 우리 눈에는 바다 외에 다른 것도 담길 것이다. '가만히 있어라'는 말 속엔 영원히 그늘이 질 거다. 특정 단어를 쓸 때마다 그 말 아래 깔리는 어둠을 의식하게 될 거다. 어떤 이는 노트에 세월이란 단어를 쓰려다 말고 시간이나 인생이란 낱말로 바꿀 것이다. 4월 16일 이후 어떤 이에게는 '바다'와 '여행'이, '나라'와 '의무'가 전혀 다른 뜻으로 변할 것이다. 당분간 '침몰'과 '익사'는 은유나 상징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본 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이 이제 우리의 시각을 대신할 거다. 세월호 참사는 상像으로 맺혔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콘택트렌즈마냥 그대로 두 눈에 들러붙어 세상을 보는 시각, 눈目 자체로 변할 것이다. 그러니 '바다'가 그냥 바다가 되고 '선장'이 그냥 선장이 될 때까지, '믿으라'는 말이 '믿을 만한 말'로, '옳은 말'이 '맞는 말'로 바로 설 때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지금으로서는 감도 오지 않는다. - <눈먼 자들의 국가>,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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